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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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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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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팅 이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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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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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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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하루 종일 뻐근하고, 몸은 뭔가에 두드려 맞은 것처럼 천근만근이었다.직접적인 결합도 없었는데, 왜일까? 고작 감각의 등락 몇 번 반복했다고 이렇게 몸이 축축 처질 일인 걸까?한숨 자면 좀 나아질까 싶어 리즈는 두어 시간 낮잠을 잤다.하지만 자고 일어나서도 몸 상태는 똑같았다. 아니, 오히려 머리가 더 몽롱해지고, 이젠 속까지 울렁거렸다.‘체하기라도 한 걸까?’한 시간쯤 지나 의원이 찾아왔다.“송구합니다, 폐하. 잠시 검진 좀 하겠습니다.”나이가 지긋한 노의원이 미리 사과하더니 엄지와 검지로 리즈의 눈꺼풀을 벌렸다. 그는 리즈의 동공을 살폈고, 리즈는 그의 얼굴을 살폈다. 주름이 온화하게 그려진 얼굴에 눈빛이 영롱한 것이, 연륜과 학식이 풍부한 사람의 얼굴이었다.심장과 폐, 기관지를 청진하고, 체온 측정까지 마친 의원이 말했다.“아무 이상 없으십니다. 체온만 조금 높으실 뿐이에요.”“그렇군.”어제부터 시작된 미열이 아직 떨어지지 않은 듯싶었다.“최근에 무리하신 적 있으십니까?”‘있지. 바로 어젯밤. 여기에서.’하지만 몸은 사랑을 나누기 이전부터 좋지 않았다.“아니. 없어.”“식사는 잘하십니까?”“뭐…… 그럭저럭.”혹여나 헤르시스의 귀에 들어갈까 염려되어 애매모호하게 말했다. 그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리즈는 모르고 있었다.“그렇군요. 그럼 마지막 월경은 언제 하셨습니까?”의원이 물었다. 리즈는 주저 없이 말했다.“오늘 아침에.”“……그렇군요.”의원은 뭔가 자신이 짐작한 것이 빗나간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뭘 짐작했기에 저러지?’“아무래도 몸살 기운과 월경 증상이 겹친 듯합니다. 며칠 푹 쉬시면 나을 듯하니 걱정 마십시오.”의원이 인자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지만 리즈는 그 처방에 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머릿속을 부옇게 덮고있는 먹구름을 한시라도 빨리 흩어 버리고 싶었다.“진통제를 좀 처방해 주겠나? 답답해서 산책이라도 하고 싶은데 몸이 너무 무거워서 말이야.”“아…… 송구하오나 폐하, 폐하의 옥체는 진통제보단 쉬시는 것을 더 바라고 계실 텐데요.”“내 몸은 내가 잘 알아.”리즈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한 번 쉬는 데 맛 들이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게으른 몸뚱이지. 조금 못살게 해 줄 필요가 있어.”의원이 내키지 않는 얼굴로 따랐다.“알겠습니다, 폐하. 그럼 약재원에 일러서 몸살 기운을 가라앉히는 약과 진통제, 그리고 위장약을 올리라 이르겠습니다.”“고맙군.”의원이 나가고 십여 분 뒤,“폐하, 약이 도착했습니다.”세이라가 약첩과 간식을 함께 들고 들어왔다.주의 사항에 빈속에 복용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말했다.리즈는 간식으로 나온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한 입 베어 물었다.속이 음식물을 미묘하게 거부하는 느낌이었다.마음 같아선 게워 내고 싶지만, 위장을 생각하자니 어쩔 수 없었다.겨우 하나를 다 삼키고서 간식 쟁반을 물리니 세이라가 물잔을 건넸다.“물 한 모금 먼저 머금으십시오, 폐하.”그러고 나서 세이라가 반듯하게 접힌 약첩을 펼쳐 한가운데로 가루약을 모았다.“물 머금으시고 고개 젖히시면 제가 부어 드리겠습니다.”리즈는 그 말대로 물을 머금고 고개를 젖혔다.세이라가 대각선으로 모은 약첩의 꼭짓점을 리즈의 벌어진 입으로 가져갔다.그대로 기울이기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굳이 삼킬 필요도 없이 약은 물에 녹아 식도를 통과하고, 위장 속에서 분해되어 온몸에 퍼질 것이다.그럼 머리도 맑아질 것이고, 몸의 피로도 덜해질 것이며, 아랫배를 콕콕 쑤시는 기분 나쁜 통증도 사라질 것이다. 이왕이면 이 모든 몸살 기운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도 제거해 주면 좋겠다.리즈는 눈을 감고 가루가 쏟아지기만 기다렸다.그 순간,똑똑-.노크 소리가 그녀의 치유를 방해했다.리즈는 약첩을 잠시 물리고 물만 삼켰다.“폐하, 로사입니다.”“무슨 일이지?”세이라가 약첩을 들고 대기하는 가운데 로사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손님? 누구?”리즈가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르네 에스몽드 양입니다.”“……!”***로사에게 안내받아 온 르네가 리즈의 맞은편에 다소곳이 앉아 시선을 내리깔았다.올이 얇은 금갈색 머리칼과 눈동자 색만큼이나 옅은 물빛 의상이 그녀의 첫인상을 병약하게 만들었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찻잔을 들어 올리는 손은, 마치 그것조차 버겁다는 듯 부들부들 떨렸다.로사와 세이라의 얼굴에 동시에 떠오르는 표정으로 보아 둘이 같은 생각을 한 것임에 틀림없었다.‘폐하께서 왜 저런 여인을 시녀로 들이신 거지? 누구의 시중을 들기는커녕 시중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리즈가 로사에게 눈을 깊이 깜박여 보였다. 부를 때까지 로비에서 대기하라는 뜻이었다.세이라도 함께 물렸다. 약은 나중에 먹기로 했다.달칵-.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찰랑이던 찻물이 요동을 멈췄다. 희미하던 눈빛도 선명한 이채를 띠었다. 곧 리즈가 잘 아는 르네 에스몽드가 돌아왔다.“굳이 사용인들 앞에서까지 연기할 필요가 있었나?”“습관이야.”르네가 찻잔을 든 그대로 등받이에 느긋이 기댔다.“너무 굳어져서 바꾸기도 쉽지 않네.”그녀가 여유 가득한 태도로 차를 한 모금 들이켜더니 불쑥 물었다.“내가 안 오는 줄 알았지?”“올 줄 알았어.”리즈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이렇게 늦게 올 줄은 몰랐지만.”르네의 한쪽 보조개가 깊게 팼다.“날 고용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내가 필요에 의해서 널 택했을 뿐이지.”“그래, 뭐가 됐든 와 줘서 고마워.”리즈는 도도하게 굴지 않았다. 이미 극심한 고뇌를 겪은 터라 누가 먼저 기선을 제압하느냐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네 옷 들어 주고 차 끓여다 바치고 식사 시중드는 일 따윈 안 할 거야.”“그건 원래 시녀의 일이 아냐.”“네 개처럼 졸졸 뒤를 쫓는 일도 안 할 거고, 책 읽어 주는 일도 안 할 거야. 말 상대는 더 안 할 거고.”“그런 거 요구할 생각도 없어.”“넌 내 능력에 걸맞은 일을 제공해 주겠다 했고, 난 오로지 그것만 할 거야.”“그래, 그렇게 해.”리즈는 모든 걸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조건을 덧붙여야 했다.필수 조건이었다.“다른 건 다 네 뜻대로 해도 좋아. 대신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내 옆에 붙어 있어야 해. 왜냐면 난 시녀를 고용했지 살수를 고용한 게 아니거든. 표면적으론.”“…….”“시녀는 황후의 보좌관이고 보좌관은 모시는 사람의 옆에 있어야지. 네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거야. 폐하께선 더 그렇겠지. 그분이 의심을 의심으로 끝내지 않을 분이란 건 너도 잘 알지?”르네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황제가 예리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귀로도 들어왔고 눈으로도 확인했다.그날, 칼리에르 외성마을에서 리즈와 작별한 뒤 성문을 넘으려던 르네는 헌병들이 초상화 대조를 관두고 다른 방식으로 여인을 색출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리고 그 정확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여차하면 표창을 박아 줄까 싶었던 리즈 베리움의 이마 흉터가, 얼굴이 바뀌고 나서도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바로 직전에 보았기 때문이었다.“그럼…… 옆에 있는 시늉만 하겠어. 나한테 예의 같은 건 바라진 말아.”르네가 못 박았다. 리즈는 이번에는 아무 조건 없이 승낙했다.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있었다.“그런데 네 집에선 어떻게 나왔니?”아직도 에스몽드 부인과 영식들의 호들갑이 눈에 선했다.‘순순히 보내 주진 않을 것 같았는데. 대체 어떻게 나왔을까? 뭐…… 팔이라도 하나 부러뜨렸나?’리즈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르네를 쳐다보았다.“말해 주고 싶지 않아.”“…….”“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가족이니까. 내 가족은 나만 비웃을 수 있어.”“꽤 어른스럽네. 가족애라곤 없을 줄 알았더니.”빈정대는 말투였지만 속까지 비웃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존경심이 일었다.‘나는 누가 내 가족을 욕한대서 발끈할 수 있을까?’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할 수 없는 자문이었다.‘행실이 바르지 못한 딸을 건사하느라 그렇게 애썼는데 돌아온 거라곤 절연뿐이었다며 얼마나 슬픔을 토로하던지. 안쓰럽기 그지없었다고 하더라.’세이라가 제 사람이 되고 난 후, 리즈는 그녀를 추궁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배은망덕하기로 유명했으며, 성인이 되면 가족과 연을 끊을 것이라 입버릇처럼 말했다는 것. 남자 하인과 정분이 나서 도망치려는 걸 어머니가 못 하게 막아 줬으며, 그 덕분에 지금 황후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 추가로 알게 된 내용이었다.처음 전해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리즈는 헛웃음밖에 나지 않았다.피식피식 새어 나오는 자조를 갈무리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르네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내면을 꿰뚫으려는 듯 눈매가 가늘어졌다.“왜 그렇게 봐?”“궁금한 게 있는데.”그녀가 마치 초점을 맞추려는 듯 눈매를 더욱 가늘게 좁히며 물었다.“넌 어디까지 알고 있니?”“……?”의미를 몰라 잠시 침묵하고 있으니 르네가 알아서 부연했다.“돈 주고도 못 보는 광경을 보여 주겠다고 나를 테네르 산으로 데려갔었지.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원래라면 일어날 예정이었겠지. 그리고 네가 밤하늘을 응시했으니 자연과 관련된 현상이었을 거야. 그런데 자연 현상을 알아맞히는 건 점성술사뿐이거든.”르네가 말을 멈추고서 리즈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리즈가 점성술사일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라도 하려는 듯이.“아냐. 너는 점성술사가 아니야.”결론은 빠르게 났다.“그렇다면 두 가지 중 하나지. 미래에서 왔거나…….”르네가 찻잔을 달그락 내려놓으며 스타베팅 말했다.“미래를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리즈는 침을 꼴깍 삼켰다. 둘 중 하나에 정답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 확연히 드러내는 행위였다.르네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미리 말해 두겠는데, 난 아무것도 모르고 시키는 것만 하는 거 딱 질색이야.”“…….”“네가 아는 거 전부 다 말해. 그렇지 않으면 같이 일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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